강의 PPT 요약을 슬라이드를 짧게 줄이는 일로 끝내면 생각보다 공부가 되지 않아요. 공부법 10가지를 평가한 연구에서 요약은 효과가 낮은 쪽으로 분류됐어요. 도움이 된 건 자기 말로, 정의를 정확하게, 자료를 덮고 쓴 요약이었어요. 그보다 오래 남은 건 슬라이드를 질문으로 바꿔 스스로 답하는 것이었어요.
- 2013년 Dunlosky 등은 요약을 ‘효용 낮음’으로 평가했어요. 요약을 잘 쓰는 사람에겐 도움이 되지만, 대학생 중에도 따로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이유예요.
- 슬라이드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건 베끼기예요. 자기 말로 다시 쓴 요약이 중요한 문장을 골라 베낀 것보다 나았어요.
- 강의를 듣고 요약한 학생은 직후 시험에서 앞섰지만, 1주 뒤에는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답한 학생이 앞섰어요.
- 목차 슬라이드는 건너뛰고, 글머리는 정의 질문으로, 도표는 말로 설명하기로, 예시는 새 예시 만들기로 바꿔요.
요약 노트가 생각보다 공부가 안 되는 이유
2013년 Dunlosky 등은 학생들이 많이 쓰는 공부법 10가지를 그동안의 연구로 평가했어요. 요약은 밑줄 긋기, 다시 읽기와 함께 효용이 낮은 쪽으로 분류됐어요. 저자들이 든 이유는 두 가지예요.
- 요약 실력에 따라 결과가 갈려요. 이미 요약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어린 학생과 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일부도 꽤 긴 훈련을 받아야 효과가 났어요.
- 어떤 시험에 도움이 되는지 결과가 엇갈려요. 서술형이나 자유 회상처럼 직접 써내는 시험에는 도움이 된 편이지만, 객관식처럼 고르는 시험에는 효과가 덜했어요.
그렇다고 요약이 쓸모없다는 결론은 아니에요. 같은 리뷰에서 저자들은 요약이 밑줄이나 다시 읽기보다는 확실히 낫다고 적었어요. 다만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 설명을 만들어 보는 것이나 스스로 질문하는 것보다는 약했어요. 그리고 요약은 “한 가지 전략이 아니라 전략의 묶음”이라는 말을 인용해요. 한 단어로 줄이든, 한 문단으로 쓰든, 자료를 보든 안 보든 다 요약이라고 불러서 결과가 섞였다는 뜻이에요.
강의 PPT에는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슬라이드는 이미 교수님이 교재를 줄여 놓은 요약이에요. 그걸 또 줄이면 대개 글머리 기호를 옮겨 적고 몇 단어를 빼는 일이 돼요. 손은 바쁜데 머리는 거의 쓰지 않는 작업이에요.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해요. “어떻게 줄일까”가 아니라 “어떤 요약이 도움이 됐을까”예요.
도움이 된 요약은 세 가지가 달랐어요
1. 자기 말로 다시 썼어요
Dunlosky 등이 대표 실험으로 소개한 1979년 Bretzing과 Kulhavy의 연구에서는 고등학교 2·3학년이 가상의 부족에 관한 2,000단어 글을 공부했어요. 한 조건은 쪽마다 요점을 세 줄로 요약했고, 다른 조건은 쪽마다 가장 중요한 세 줄을 찾아 그대로 베꼈어요. 직후 시험과 1주 뒤 시험 모두에서 요약 조건이 베끼기 조건보다 잘했어요. Dunlosky 등은 중요한 걸 고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기 말로 다시 쓰는 과정이 더해져야 효과가 난다고 해석했어요. 고등학생 대상 연구라 대학 강의에 그대로 옮기는 건 조심해야 해요.
2. 정의가 정확했어요
2011년 Bednall과 Kehoe의 실험에서는 대학생들이 논리적 오류를 설명한 웹 단원 6개를 공부했어요. 친구에게 설명하듯 요약하게 한 조건은 그냥 읽은 조건보다 전체 점수가 높지 않았어요. 연구자들이 요약을 열어 보니 질이 제각각이었어요. 한 오류는 요약의 64%에만 정답 정의가 들어 있었어요. 요약의 질과 시험 점수의 관계는 이랬어요.
| 요약에 들어간 것 | 객관식 | 단답형 | 적용 문제 |
|---|---|---|---|
| 정답 정의의 수 | .42 | .43 | .52 |
| 자료에 없던 정보 (직접 든 예시 등) | .31 | .21 | .40 |
숫자는 상관계수예요. 정의를 정확히 쓴 학생일수록, 자기 예시를 덧붙인 학생일수록 점수가 높았다는 뜻이고, 둘 다 적용 문제에서 가장 컸어요. 상관이라 요약이 점수를 올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틀린 정의가 들어간 요약을 외우면 틀린 걸 외우게 된다는 점은 분명해요.
3. 자료를 덮고 썼어요
Dunlosky 등은 자료 없이 요약하면 그 자체가 기억에서 꺼내는 연습이 되고, 베끼기도 막아 준다고 적었어요. 다만 이쪽 연구 결과도 엇갈려서, 자료 없이 요약하는 게 늘 낫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덮고 쓰는 요약은 사실상 백지 복습이에요. 절차와 채점법은 백지 복습법 글에 정리해 뒀어요. 여기서는 한 주차를 다 정리한 뒤 마지막에 한 쪽만 덮고 쓰는 용도로 써요.
요약보다 오래 남은 건 질문 만들기였어요
요약과 질문 만들기를 강의 상황에서 직접 비교한 연구가 있어요. 1992년 King은 대학 학습 기초 과정을 듣는 학생 56명에게 강의를 보여 주고 노트를 쓰게 한 뒤, 세 조건으로 나눴어요.
- 질문 조건(19명): 강의 내용으로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했어요.
- 요약 조건(19명): 강의를 자기 말로 요약했어요.
- 노트 복습 조건(18명): 쓴 노트를 다시 봤어요.
직후 시험에서는 요약 조건이 가장 많이 기억했고, 질문 조건, 노트 복습 조건 순이었어요. 1주 뒤 시험에서는 순서가 바뀌었어요. 질문 조건이 요약 조건보다 조금 낫고, 노트 복습 조건보다는 뚜렷하게 나았어요. 저자는 강의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데는 질문 만들기가 요약보다 나을 수 있다고 정리했어요. 두 조건 모두 미리 전략을 훈련받았고, 1주 뒤 질문과 요약의 차이는 ‘조금’이었다는 점은 같이 봐야 해요.
훈련 없이도 될까요? 2020년 Ebersbach 등은 실제 대학 강의 안에서 실험했는데, 학생들은 전략을 미리 연습하지 않았어요. 1주 뒤 기억은 질문 만들기와 문제 풀기 조건에서 좋아졌고, 다시 공부하기 조건에서는 그렇지 않았어요. 저자들은 질문 만들기가 문제 풀기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봤어요. 다만 사실 문제와 응용 문제를 나눠 보면 분석 방법에 따라 결과가 조금 달라서, 응용 문제까지 확실하다고 보기는 일러요.
비용도 알아 두세요. 2010년 Weinstein 등의 실험에서 질문을 직접 만들어 답하는 건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것보다 더 낫지는 않았고, 둘 다 다시 읽기보다는 나았어요. 그런데 질문 만들기는 시간이 적어도 두 배 걸렸어요. 슬라이드마다 질문을 만들면 시간이 모자라요. 그래서 다음 단계에서 슬라이드를 먼저 골라요. 교재 연습문제나 지난 퀴즈처럼 이미 있는 질문이 있으면 그걸 먼저 쓰는 게 시간이 덜 들어요.
슬라이드 유형별로 질문 만드는 법
강의 PPT는 몇 가지 슬라이드가 섞여 있어요. 유형마다 시험에 나오는 모양이 다르니 바꾸는 방법도 달라요. 아래는 위 연구들을 슬라이드에 적용한 제안이고, 질문 예는 운영체제 7주차(페이지 교체)로 들었어요.
| 슬라이드 유형 | 흔한 정리 | 이렇게 바꿔요 | 질문 예 |
|---|---|---|---|
| 목차·전환·학습 목표 | 그대로 옮겨 적기 | 질문을 만들지 않아요. 학습 목표는 덮고 쓸 때 단서로만 써요. | — |
| 글머리 목록 (정의·특징) | 키워드만 남기기 | 자기 말로 정의 한 줄을 쓰고, 정의를 묻는 질문으로 바꿔요. | LRU는 어떤 페이지를 내보내나요? |
| 비교표 | 표를 그대로 복사 | 행·열 제목만 남긴 빈 표를 만들고, 차이를 묻는 질문을 써요. | FIFO와 LRU가 내보내는 페이지는 어떻게 다른가요? |
| 도표·그래프·그림 | 캡처하거나 건너뛰기 | 축과 화살표가 뜻하는 걸 소리 내어 설명하고, 그 설명을 답으로 하는 질문을 써요. | 프레임을 늘렸는데 폴트가 늘 수 있는 건 어떤 알고리즘이고, 왜인가요? |
| 예시·사례 | 예시 자체를 외우기 | 이 예시가 어떤 개념의 예인지 묻고, 슬라이드에 없는 예시를 하나 더 만들어요. | 오래 안 본 책부터 책장에 꽂는 건 어떤 교체 방식과 같나요? |
| 공식·절차·알고리즘 | 공식만 적기 | 숫자를 바꾼 문제를 하나 만들어 직접 풀어요. 조건과 예외도 질문으로. | 참조열 7, 0, 1, 2, 0, 3, 프레임 3개일 때 FIFO 폴트 수는? (답: 5) |
도표 슬라이드를 말로 설명하라는 데는 근거가 있어요. 2003년 Ainsworth와 Loizou는 20명에게 사람의 순환계 내용을 글 또는 그림으로 주고, 공부하면서 스스로 설명하게 했어요. 그림으로 공부한 쪽이 스스로 설명을 더 많이 했고, 시험 점수도 더 높았어요. 20명 규모의 작은 연구라 크게 일반화할 수는 없어요. Dunlosky 등의 평가에서도 스스로 설명하기는 요약보다 한 단계 높은 ‘효용 중간’이었어요.
예시 슬라이드에서 새 예시를 만들라는 건 위 Bednall과 Kehoe의 결과에서 나온 제안이에요. 자료에 없던 정보를 덧붙인 요약은 적용 문제와 상관이 가장 컸어요(.40). 시험에는 슬라이드에 있던 예시가 아니라 처음 보는 사례가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새 예시를 만드는 연습이 시험 조건과 가까워요.
280장 과목, 주차별로 이렇게 처리해요
운영체제 중간고사 범위가 1~7주차이고, 주차마다 슬라이드가 40장쯤 돼서 모두 280장이라고 해 볼게요. 한 주차를 아래 순서로 처리해요. 시간은 이 글의 예시 가정이에요. 자기 속도는 첫 주차를 해 보며 재고, 과목 전체 시간을 나누는 법은 중간고사 계획 글의 장당 시간 계산을 그대로 쓰면 돼요.
| 순서 | 할 일 | 시간 (예시) |
|---|---|---|
| 1. 분류 | 40장을 넘기며 슬라이드마다 유형을 표시해요. 목차·전환은 X, 교수님이 강조했거나 과제·퀴즈에 나온 장은 별표. | 40장 × 30초 = 20분 |
| 2. 질문 쓰기 | X가 아닌 장에서 위 표대로 질문을 써요. 같은 개념이 여러 장에 걸치면 질문 하나로 묶어요. 답은 한두 줄로 질문 아래에. | 약 20개 × 1.5분 = 30분 |
| 3. 한 쪽 요약 | 자료를 덮고 학습 목표만 보며 이번 주차 흐름을 한 쪽에 써요. 끝나면 슬라이드와 대조해 틀린 정의를 고쳐요. | 10분 + 대조 5분 |
| 4. 다음 날 답하기 | 질문만 보고 답을 말한 뒤 확인해요. 틀린 질문에 표시해요. | 15분 |
| 한 주차 합계 | 80분 | |
일곱 주차면 80분 × 7 = 560분, 약 9시간 20분이고 질문은 140개쯤 생겨요. 비교해 보면, 280장을 한 장에 2분씩 들여 요약 노트로 옮겨 적어도 똑같이 560분이 걸려요. 같은 시간을 쓰고 손에 남는 게 다르다는 점을 보세요. 한쪽은 다시 읽을 노트이고, 다른 쪽은 답할 수 있는지 확인할 질문 140개와 덮고 쓴 요약 일곱 쪽이에요.
질문 목록은 그 뒤 복습 회차마다 다시 써요. 다음 날 한 번 답했으면 며칠 뒤 한 번 더, 시험 전날에는 틀렸던 질문만 다시 봐요. 질문은 시험지와 같은 모양이라 이 단계에서 따로 문제를 만들 필요가 없어요.
시간이 정말 없으면 순서를 줄여요. 별표 친 장만 질문을 쓰고, 한 쪽 요약은 건너뛰어도 돼요. 반대로 서술형 시험이라면 3단계 한 쪽 요약을 답안 형식으로 써 보는 데 시간을 더 줘요. 요약은 직접 써내는 시험에서 도움이 된 편이었기 때문이에요.
AI 요약은 읽지 말고 대조용으로 써요
AI로 PPT를 요약하면 1단계 분류와 한 쪽 요약이 순식간에 끝난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남이 쓴 요약을 읽는 건 내 말로 다시 쓰는 과정도, 덮고 떠올리는 과정도 없어요. 위 연구들이 보여 준 효과는 그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AI 요약을 읽는 것만으로는 다시 읽기에 가까워요. 이건 연구가 직접 잰 게 아니라 원리를 옮긴 판단이에요. 그래서 순서를 바꿔 써요.
- 내가 먼저 덮고 한 쪽 요약을 써요. 그다음 AI 요약을 펴서 빠진 개념과 틀린 정의를 표시해요. 이때 AI 요약은 답안지 역할이에요.
- AI가 뽑은 핵심을 질문으로 바꿔요. “꼭 외울 것” 목록이 있으면 한 줄씩 질문과 답으로 고쳐 써요. 그대로 외우지 않고 질문으로 바꾸는 게 요점이에요.
- 정의는 원문 쪽에서 확인해요. AI 요약도 틀릴 수 있어요. 위 실험에서 정답 정의가 들어간 요약일수록 점수가 높았던 걸 생각하면, 정의 한 줄은 꼭 슬라이드 원문과 맞춰 봐요.
Notely AI 요약은 PPTX를 쪽 번호를 유지한 채 읽고, 원문 옆에 쪽 번호가 붙은 요약과 꼭 외울 것, 시험 포인트를 따로 보여 줘요. 내 요약과 대조하다 어긋나는 곳이 있으면 근거 쪽 번호로 슬라이드 원문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만든 질문 목록은 Notely 플래시카드에 여러 줄을 붙여 넣어 한 번에 카드로 옮길 수 있고, 손으로 쓴 카드나 스프레드시트로 해도 원리는 같아요.
자주 묻는 질문
요약 노트를 아예 만들지 말라는 건가요?
강의 PPT를 미리 출력해서 수업에 가져가는 게 좋나요?
질문은 몇 개나 만들어야 하나요?
밑줄이나 형광펜으로 표시하는 건 어떤가요?
AI 요약만 읽고 시험을 봐도 되나요?
출처
- Dunlosky, J., Rawson, K. A., Marsh, E. J., Nathan, M. J., & Willingham, D. T. (2013). Improving students’ learning with effective learning techniqu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4(1), 4–58. (Bretzing & Kulhavy 1979, Bednall & Kehoe 2011 실험 설명과 Table 3 포함) doi.org/10.1177/1529100612453266
- King, A. (1992). Comparison of self-questioning, summarizing, and notetaking-review as strategies for learning from lectures.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Journal, 29(2), 303–323. doi.org/10.3102/00028312029002303
- Ebersbach, M., Feierabend, M., & Barzagar Nazari, K. (2020). Comparing the effects of generating questions, testing, and restudying on students’ long-term recall in university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34(3), 724–736. doi.org/10.1002/acp.3639
- Weinstein, Y., McDermott, K. B., & Roediger, H. L. (2010). A comparison of study strategies for passages: Rereading, answering questions, and generating question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Applied, 16(3), 308–316. doi.org/10.1037/a0020992
- Ainsworth, S., & Loizou, A. T. (2003). The effects of self-explaining when learning with text or diagrams. Cognitive Science, 27(4), 669–681. doi.org/10.1207/s15516709cog2704_5
- Marsh, E. J., & Sink, H. E. (2010). Access to handouts of presentation slides during lecture: Consequences for learn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4(5), 691–706. doi.org/10.1002/acp.1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