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습 주기에 정답 숫자는 없어요. 시험까지 남은 기간에 맞춰 간격을 정하는 게 연구가 말하는 방법이에요. 배운 다음 날 한 번 떠올리고, 그다음부터는 간격을 점점 늘려요. 시험이 1주 뒤라면 첫 복습 간격은 그 기간의 20~40%(1.5~3일)쯤이 가장 오래 남았어요. 그리고 복습은 다시 읽는 게 아니라 안 보고 떠올리는 방식이어야 효과가 커요.
- “1시간 뒤 50%를 잊는다”는 에빙하우스가 잰 값이 아니에요. 그가 잰 건 다시 외울 때 아낀 노력이에요.
- 그래도 곡선의 모양은 맞아요. 처음 하루 이틀에 가장 많이 빠지고, 그다음은 천천히 빠져요. 그래서 첫 복습은 빨리 해요.
- 최적 복습 간격은 시험까지 남은 기간에 비례해요. 몇 주 남았다면 대략 남은 기간의 20% 안팎이 출발점이에요.
- 다시 읽기보다 떠올리기. 1주 뒤 기억이 61% 대 40%로 갈렸어요.
“1시간 뒤 50% 잊는다”는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
망각곡선은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가 1885년에 발표한 실험에서 나왔어요. 피험자는 에빙하우스 자신 한 명이었고, 외운 것은 ‘DAX’, ‘BOK’처럼 뜻이 없는 음절 13개로 된 목록이었어요. 목록을 틀리지 않고 두 번 외울 때까지 반복한 뒤, 시간이 지나 같은 목록을 다시 외우면서 걸린 시간을 쟀어요.
여기서 핵심은 그가 잰 값이 절약률이라는 점이에요. 처음 외울 때 10분 걸린 목록을 다시 외우는 데 5분이 걸렸다면 절약률은 50%예요. “기억에 남은 양”이 아니라 “다시 외울 때 아낀 노력”이에요.
| 외운 뒤 지난 시간 | 다시 외울 때 아낀 노력 (에빙하우스 원전 기준) |
|---|---|
| 1시간 | 약 2분의 1 |
| 약 9시간 | 약 3분의 1 |
| 1일 | 33.7% (본인도 이 값은 확실하지 않다고 적었어요) |
| 6일 | 약 4분의 1 |
| 31일 | 약 5분의 1 |
인터넷에 도는 “1시간 뒤 50%, 하루 뒤 70%를 잊는다”는 이 표를 “기억한 양”으로 잘못 읽은 것에 가까워요. 한 달 뒤에도 다시 외울 때 처음보다 5분의 1을 아꼈다는 건, 기억이 0이 된 게 아니라 다시 꺼내기 쉬운 상태로 남아 있다는 뜻이에요.
이 실험을 대학 공부에 그대로 옮길 때는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해요.
- 뜻 없는 음절이었어요. 강의 내용은 이미 아는 개념과 연결되기 때문에 같은 속도로 잊힌다고 볼 수 없어요. 표의 숫자를 “내 전공 내용이 하루 뒤 몇 % 남는다”로 읽으면 안 돼요.
- 피험자가 한 명이었어요. 다만 2015년 암스테르담 대학의 재현 실험(Murre & Dros)에서 같은 방식으로 다시 해 봤더니 곡선의 모양이 매우 비슷하게 나왔어요. 24시간 지점에서 곡선이 살짝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는데, 저자들은 수면 연구와 맞는 결과라고 하면서도 수면 때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가져갈 교훈은 숫자가 아니라 모양이에요. 외운 직후 하루 이틀이 가장 많이 빠지는 구간이고, 그 뒤로는 천천히 빠져요. 첫 복습을 미루면 가장 큰 손실을 그대로 맞게 돼요.
복습 간격은 시험까지 남은 기간으로 정해요
“1일·3일·7일 뒤 복습” 같은 고정된 숫자는 편하지만, 시험이 내일이든 한 달 뒤든 똑같이 쓸 수는 없어요. 이 문제를 가장 크게 다룬 연구가 2008년 Cepeda 등의 실험이에요. 1,350명이 넘는 참가자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외운 뒤, 한 번 복습하고, 정해진 기간 뒤에 시험을 봤어요. 복습까지의 간격과 시험까지의 기간을 여러 조합으로 바꿔 가며 어떤 간격이 가장 오래 남는지 찾았어요.
결과는 이랬어요. 가장 좋은 복습 간격은 시험까지 남은 기간에 비례했어요. 시험이 1주 뒤면 그 기간의 약 20~40%, 1년 뒤면 약 5~10%였어요. 시험이 멀수록 간격 자체는 길어지지만, 비율은 줄어들어요. 저자들은 몇 주 정도 남은 시험이라면 약 20%를 기준으로 요약했어요.
| 시험까지 남은 기간 | 적용할 비율 | 첫 복습 간격 (출발점) |
|---|---|---|
| 7일 | 20~40% | 1.5~3일 뒤 |
| 14일 | 약 20% | 약 3일 뒤 |
| 28일 | 약 20% | 약 5~6일 뒤 |
이 표는 연구의 비율을 대학 시험 기간에 적용한 출발점이에요. 연구는 복습을 한 번만 하는 설계였기 때문에, 여러 번 복습할 때의 정확한 날짜까지 정해 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실제로는 아래처럼 섞어 써요.
- 배운 다음 날 한 번. 망각곡선에서 가장 많이 빠지는 구간을 막아요.
- 남은 기간의 20% 안팎 지점에서 한 번. 시험까지 2주면 3일쯤 뒤예요.
- 시험 1~2일 전에 마지막 점검. 새로 공부하는 날이 아니라, 앞의 복습에서 틀렸던 것만 다시 보는 날이에요.
중간고사 14일 전부터 짜는 복습 일정
중간고사가 14일 남았고, 오늘(D-14) 한 단원을 처음 공부했다고 해 볼게요. 한 단원에 드는 복습 시간은 회차가 지날수록 줄어요. 이미 아는 건 빨리 넘어가고 틀린 것만 남기 때문이에요.
| 회차 | 날짜 | 할 일 | 시간 |
|---|---|---|---|
| 처음 공부 | D-14 | 강의 자료를 이해하고, 외울 것을 질문과 답으로 적어 두기 | 60~90분 |
| 1차 복습 | D-13 | 자료를 덮고 빈 종이에 단원 내용을 떠올려 쓰기, 빠진 것 표시 | 15분 |
| 2차 복습 | D-10 | 질문만 보고 답 말하기, 틀린 질문 표시 | 15분 |
| 3차 복습 | D-5 | 문제 풀기,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한 줄 적기 | 20분 |
| 마지막 점검 | D-1 | 지금까지 틀렸던 질문과 문제만 다시 | 10분 |
과목이 여러 개라면 단원마다 이 일정을 하나씩 겹쳐 놓으면 돼요. 그러면 하루가 자연스럽게 “새 단원 1~2개 + 예전 단원 복습 몇 개”로 채워져요. 예를 들어 D-10에는 그날 새로 공부할 단원과, D-11에 처음 공부한 단원의 1차 복습, D-14에 처음 공부한 단원의 2차 복습이 같이 잡혀요.
날짜를 머리로 계산하기 어렵다면 달력이나 스프레드시트에 단원별로 “처음 공부한 날 +1, +4, +9, 시험 전날”을 미리 적어 두세요. 처음 공부하는 날 복습 날짜까지 한 번에 적어 두는 게 일정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복습은 ‘다시 읽기’가 아니라 ‘떠올리기’로
간격을 잘 잡아도, 복습할 때 자료를 다시 읽기만 하면 효과가 크게 줄어요. 2006년 Roediger와 Karpicke는 대학생들에게 짧은 글을 공부하게 한 뒤, 한 그룹은 글을 여러 번 다시 읽게 하고 다른 그룹은 글을 덮고 기억나는 걸 쓰게 했어요.
- 5분 뒤 시험에서는 다시 읽은 그룹이 더 잘 기억했어요.
- 1주 뒤 시험에서는 뒤집혔어요. 두 번째 실험에서 반복해서 떠올린 그룹은 61%, 반복해서 읽은 그룹은 40%를 기억했어요. 읽은 그룹은 글을 평균 14.2번, 떠올린 그룹은 3.4번 읽었는데도요.
- 다시 읽은 그룹은 자기가 더 잘 기억할 거라고 더 자신 있게 답했어요.
2013년 Dunlosky 등은 학생들이 많이 쓰는 공부법 10가지를 연구 결과로 평가했는데, 효과가 높다고 평가한 건 연습 시험(떠올리기)과 분산 학습(간격 두기) 두 가지뿐이었어요. 다시 읽기와 밑줄 긋기는 효과가 낮은 쪽으로 분류됐어요. 즉 이 글의 두 가지, 간격과 떠올리기가 바로 그 둘이에요.
떠올리는 방법은 세 가지면 충분해요.
- 백지 복습: 자료를 덮고 빈 종이에 단원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쓴 뒤, 자료와 비교해 빠진 걸 표시해요. 1차 복습에 잘 맞아요.
- 질문 카드: 앞면에 질문, 뒷면에 답을 적고, 답을 소리 내어 말한 다음에 뒤집어요. 뒤집기 전에 답을 먼저 정하는 게 핵심이에요.
- 문제 풀기: 교재 연습문제나 직접 만든 문제를 풀어요. 개념을 아는지와 쓸 줄 아는지를 같이 확인할 수 있어서 3차 복습에 잘 맞아요.
벼락치기가 더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
간격을 두면 좋다는 걸 알아도 시험 전날 몰아서 보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2009년 Kornell의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영어 단어를 플래시카드로 외웠어요. 같은 횟수를 간격을 두고 본 경우와 한꺼번에 몰아서 본 경우를 비교했더니, 참가자의 90%가 간격을 둘 때 더 많이 기억했어요. 그런데 첫 공부를 마친 직후에는 72%가 몰아서 보는 쪽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답했어요.
몰아서 보면 방금 본 내용이 쉽게 떠오르니까 “다 외웠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느낌은 공부한 직후의 기억이지 시험 날의 기억이 아니에요. 간격을 두고 복습할 때 잘 안 떠오르는 답답함이 오히려 오래 남는 기억을 만드는 과정이에요.
시간이 정말 없다면, 같은 시간을 한 번에 쓰지 말고 최소 두 번으로 나눠 떠올리세요. 예를 들어 저녁에 공부하고, 자기 전과 다음 날 아침에 덮고 떠올려 보는 식이에요. 이건 위 연구들의 원리를 짧은 기간에 적용한 방법이지, 이렇게 짧은 기간을 직접 실험한 결과는 아니에요.
일정을 도구로 관리하는 법
도구 없이도 할 수 있어요. 종이 카드라면 상자를 5칸으로 나누고, 맞힌 카드는 다음 칸으로, 틀린 카드는 첫 칸으로 옮겨요. 칸이 뒤로 갈수록 덜 자주 꺼내 보면, 잘 아는 카드는 점점 드물게, 헷갈리는 카드는 자주 보게 돼요. 이게 라이트너 상자라고 불리는 방식이에요.
Notely 플래시카드도 같은 원리예요. 카드를 보고 쉬움·중간·어려움으로 평가하면 1·3·7·14·30일 간격으로 다음 복습일이 정해지고, 오늘 볼 카드만 모아서 보여 줘요. 어려움으로 평가한 카드는 오답노트에도 들어가서 시험 전 마지막 점검 때 한 번에 볼 수 있어요. 강의 자료를 넣으면 개념을 뽑아 카드로 만들 수도 있어서, 처음 공부하는 날 질문과 답을 적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다만 앱의 고정 간격은 시험 날짜를 모르는 상태의 기본값이에요. 시험이 가까우면 위의 표처럼 시험 날짜를 기준으로 마지막 점검 날을 따로 잡아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복습은 몇 번 해야 하나요?
“1시간 뒤 50% 잊는다”는 틀린 말인가요?
1·3·7·14·30일 간격은 근거가 있나요?
시험이 내일인데 이 방법이 의미가 있나요?
출처
- Ebbinghaus, H. (1885). Über das Gedächtnis. 영역본: Memory: A Contribution to Experimental Psychology (Ruger & Bussenius 역, 1913), 7장. psychclassics.yorku.ca
- Murre, J. M. J., & Dros, J. (2015). Replication and analysis of Ebbinghaus’ forgetting curve. PLOS ONE, 10(7), e0120644. doi.org/10.1371/journal.pone.0120644
- Cepeda, N. J., Vul, E., Rohrer, D., Wixted, J. T., & Pashler, H. (2008). Spacing effects in learning: A temporal ridgeline of optimal retention. Psychological Science, 19(11), 1095–1102. yorku.ca
- Roediger, H. L., & Karpicke, J. D. (2006). Test-enhanced learning: Taking memory tests improves long-term retention. Psychological Science, 17(3), 249–255. pubmed.ncbi.nlm.nih.gov/16507066
-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 Test-enhanced learning (실험 2의 61%·40% 수치). psychologicalscience.org
- Dunlosky, J., Rawson, K. A., Marsh, E. J., Nathan, M. J., & Willingham, D. T. (2013). Improving students’ learning with effective learning techniqu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4(1), 4–58. doi.org/10.1177/1529100612453266
- Kornell, N. (2009). Optimising learning using flashcards: Spacing is more effective than cramming.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23(9), 1297–1317. cir.nii.ac.jp